전세사기 피해자 13편 : 답변서, 준비서면 작성법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가장 피가 거꾸로 솟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주소보정명령에 따라 본 보정서를 제출한 후, 드디어 송달된 상대방(피고)의 '답변서'를 읽을 때입니다. 분명 내가 겪은 사실과 전혀 다르고, 심지어 경찰 진술서에 적힌 거짓말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은 듯한 내용을 마주하면 사람인 이상 법원 한복판에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저도 치를 떨었습니다.

1. 상대방의 답변서, 위기가 아닌 기회

재판은 감정이 아닌 '논리'와 '증거'로 싸우는 냉정한 전쟁터입니다. 분노를 가라앉히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거짓 답변서는 결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쾌재를 불렀고, 여러분에게도 '기회'일 수 있습니다. 거짓말은 필연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을 낳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동산 공인중개사의 황당한 답변서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논리적 허점을 파고들어 반박 전략을 썼던 준비서면 내용을 일부 써 놓았습니다.

상대방이 제출한 답변서는 판사님 앞 공식 문서로 기록됩니다. 즉, 그들이 적어 낸 글 자체가 나중에 말을 바꿀 수 없는 강력한 족쇄가 된다는 뜻입니다.

실제 제가 소송 중인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초기 대응에서 "계약을 직접 진행했다"라고 주장했다가, 불리해지자 나중에는 "모른다"며 앞뒤가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처럼 상충하는 논리는 본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스스로 법원에 입증하는 꼴이 됩니다. 상대방의 답변서가 도착하면 감정을 가라앉히고 저처럼 형광펜을 들으세요.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사실관계의 '시간적 모순'이나 '말 바꾸기'를 철저하게 찾아내어 기록해야 합니다.

실제 피고 공인중개사가 제출한 답변서 예시
실제 피고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제출한 답변서입니다.
거짓으로 작성된 내용이었기에 전 반박 준비서면 작성하기가 더 쉬웠습니다.
            

2. 답변서 반박 및 준비서면 작성법

실제 사건에서 피고인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주장한 황당한 내용과, 이에 대해 제가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 반박의 핵심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 피고(부동산 공인중개사)의 답변서 내용

   " 임차인이 입주한 후 임대인에게 연락이 와 분양이 되었고, 새로운 임대인이 임대 사업자라고 하며 표준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고, 계약일은 임차인 입주 일로 해달라고 해서 0000년 12월 00일로 작성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임차인의 서명은 저도 모르는 일입니다. "

    . 원고 ( 나 )의 준비서면 반박 내용

  현재 임대인은 임대 사업자이며, 최초 분양(매매) 계약 당시 피고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중개하였다고 스스로 주장했습니다. 피고는 답변서에서 ' 계약일은 임차인이 입주 일로 해달라고 해서 작성했다' 라고 주장하나, 해당 날짜는 임차인의 입주 일이 아니라 본인 임차인이 전 임대인에게 '중도금을 지급한 날짜'입니다. 피고는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왜곡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고는 계약서상의 서명을 모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피고는 일반인이 아닌 국가 공인 자격을 갖추고 중개업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공인중개사'입니다. 공인중개사가 직접 표준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당사자인 저의 동의도 없이 개인정보를 도용하여 문서를 발행한 것 자체가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백번 양보하여 만약 본인이 직접 작성한 표준임대차 계약서를 당사자 서명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단 발행해 주었다는 것도 황당한데, 이제 와서 서명을 누가 했는지 모른다고 발뺌하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주의의글 완전히 저버린 행위입니다. 계약서 자체를 무단으로 작성하고 발행한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이로 인해 발생한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함이 마땅합니다.

                     ( ~~ 이하 내용은 위 방법으로 작성 제출했습니다. )

준비서면 서식

                                                                      

                                                        준      비      서     면

사건 번호 : 0000 00 0000

원       고 :  [ 내 이름]

피       고 :  [전 임대인]

                  [ 부동산 공인중개사 대표 이름]


                                                    내                           용

             (위 내용처럼 피고의 답변서 내용과 원고(나)의 답변서 반박 내용을 적었습니다)


                                                                  0000년 00월 00일

                                                                  제출자(원고) :  [내 이름]


                                           0     0     0     0  관   할   법   원   귀   중


3. 귀찮아도 '준비서면'을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2가지 이유

종종 "어차피 법정(변론 기일)에 판사님께 말로 다 설명하면 되지 않나?"라며 준비서면 작성을 미루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이는 소송을 패소로 이끄는 가장 위험한 지름길입니다.

     . 첫째, 판사님은 우리의 사정을 미리 알지 못합니다.

   법원은 철저하게 '주장 주의'와 '변론주의'를 따릅니다. 아무리 내가 억울하고 상대방이 뻔뻔한 사기꾼 같아도, 내가 서면으로 정확하게 지적하고 주장하지 않은 내용은 판사님이 마음대로 추측하거나 참작해 줄 수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이 정도는 판사님이 알아서 판단해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 둘째, 변론 기일의 주어진 시간 때문입니다.

   실제 법정에 가면 나 외에도 수많은 사건이 밀려 있습니다. 판사님이 나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거짓말을 하나하나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재판 전에 판사님이 내 주장을 완벽히 이해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반드시 '준비서면'이라는 글로 미리 반박을 끝내 놓아야 합니다.

4. 준비서면 '증거'와 '주장' 작성법

민사소송은 눈물이 나 억울함의 크기로 이기는 게임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객관적인 증거'와 '일관된 주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차가운 싸움입니다.

감정적인 대응은 잠시 접어두고, 그들의 논리적 모순을 차분하게 서면으로 짚어내십시오. 꼼꼼하게 작성된 준비서면 한 장이 판사님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여러분의 소중한 재산과 지켜주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될 것입니다. 준비서면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매 순간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꾹 참으셔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증거와 주장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준비서면을 작성하고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변론 기일 잡힌 후 준비서면 제출하실 때는 보통 1주일에서 2주일 전에 제출하시는 게 좋습니다. 늦어도 변론 기일 4일 전에 제출하셔야 합니다. 이 글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전글 : [전세사기 피해자 12편] 주소보정명령, 송달 관련 내용





다음 이전